
오픈카 뒷자리에 앉아 있는 강아지 한 마리. 겉모습은 완벽합니다.
작은 얼굴 위로 선글라스가 반듯하게 자리잡았고, 머리에는 찰떡같이 어울리는 모자까지 눌러쓴 상태. 마치 바람을 가르며 로드 트립을 즐기는 영화 속 주인공 같죠. 그런데 표정을 보면… 어딘가 심상치 않습니다.

강아지의 두 눈은, 아니 두 눈이 가려진 얼굴은 약간의 당황스러움과 경직됨이 느껴집니다. 앞발은 차 시트에 꼭 붙이고, 귀는 약간 뒤로 젖혀진 듯. 달리는 바람에 모자가 벗겨지지 않을까, 선글라스가 날아가 버리진 않을까, 그런 걱정이 온몸으로 드러나는 듯합니다.

“멋은 냈는데… 이거 진짜 날아가는 거 아냐?”
모든 게 완벽해 보이지만, 작은 동물의 마음속엔 수없이 복잡한 계산이 오가고 있었던 거죠. 이 바람의 세기, 모자의 끈 조임 상태, 선글라스의 밀착력까지. 그리고 아무래도 결론은 이랬던 모양입니다.

"움직이면 진짜 다 날아간다."
이 장면에 대해 레딧의 한 유저는 이렇게 말합니다.
“지금 저 강아지 머릿속은 생각보다 심각할 듯. ‘움직이지 마, 움직이지 마…’ 반복 중ㅋㅋ”

분명 귀엽고 멋진 순간인데, 동시에 우리가 낯선 상황에서 느끼는 긴장과 유쾌함이 함께 묻어납니다.
사람도 그러잖아요. 처음 선글라스 쓰고 외출했을 때, 바람 불면 괜히 고개를 숙이고, 모자 쓰면 손으로 눌러보게 되는 거요. 그 모습이 어쩐지 이 강아지와 닮았다는 생각, 들지 않으신가요?

어쩌면 우리 모두, 각자의 오픈카 위에서 각자의 바람과 맞서며 작은 모자를 지키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니까 가끔은 그냥 바람 맞으며 달려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요?
모자가 벗겨지면 어때요. 멋졌던 순간은 남는 거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