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한 햇살이 깔린 풀밭 가장자리, 푸른 풀잎들이 바람결에 살랑살랑 흔들리는 그 한켠에, 한 마리의 고양이가 조용히 앉아 있었습니다. 그러나 고요함은 잠시뿐이었죠. 주인의 손에서 길쭉한 풀잎줄기 하나가 스르르 움직이기 시작하자, 고양이의 눈동자가 갑자기 번쩍 빛났습니다.
순식간에 고양이는 귀를 쫑긋 세우고, 꼬리는 천천히 좌우로 물결치듯 흔듭니다. 마치 사냥감을 포착한 야생의 맹수처럼, 그 눈빛은 풀잎의 끝자락을 놓치지 않고 따라다닙니다. 주인이 풀잎을 이리저리 흔들며 살짝 도발하듯 다가오자, 고양이의 앞발이 재빠르게 튀어나갑니다. 한번, 두번, 점점 더 날카로워지는 동작. 잔디 위에서 튕겨 나오는 앞발은, 마치 무형의 검을 휘두르는 듯한 섬세한 곡선을 그리며 풀잎을 겨냥합니다.
하지만 풀잎은 가볍고 교묘하게 움직이며 고양이의 발을 슬쩍 피해갑니다. 그럴 때마다 고양이는 순간 움찔하며 다시 자세를 고쳐 잡고, 다시금 집중합니다. 살짝 벌어진 입, 미세하게 떨리는 수염, 그리고 앞발 끝에 힘이 잔뜩 들어간 긴장된 모습. 그 작은 풀잎 하나를 마주하고 있는 이 순간, 고양이의 세계는 오직 그것뿐인 듯 집중하고 있습니다.
레딧 댓글 중엔 "이 고양이, 진짜 진심이다. 풀잎이 원수라도 되는 줄"이라는 말이 있었죠. 정말로 그 집중력은 인간으로선 상상도 못 할 수준이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우리도 사소한 것 하나에 이렇게 몰입해본 기억, 있으신가요? 요즘은 어쩐지 아무것에도 온전히 빠져들지 못한 채 흘러가는 날들이 많아지곤 합니다. 풀잎 하나에도 전신을 던지는 이 고양이처럼, 잠시라도 무언가에 온 마음을 담아보는 건 어떨까요?
우리에겐 큰 성취도 중요하지만, 이렇게 한 장의 풀잎에도 의미를 두는 집중력과 몰입이,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주는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