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햇빛이 스며든 거실 바닥 한가운데, 작은 전갈 모양 인형 하나가 놓여 있었습니다. 짧고 동글동글한 다리들, 뾰족한 꼬리, 그리고 특유의 기이한 실루엣. 러시안블루 고양이는 멀찌감치서 그것을 응시하고 있었죠. 회색빛 털이 햇살에 부드럽게 반사되는 가운데, 그 눈동자만큼은 전갈 인형을 향해 날카롭게 고정되어 있었습니다.

조심스럽게 한 발, 그리고 또 한 발. 고양이는 마치 실제 생물체를 사냥하듯, 침착하면서도 긴장된 자세로 인형에게 다가갑니다. 그리고 순간, 앞발을 번쩍 들어 가볍게 툭—하지만 인형은 꿈쩍도 하지 않죠. 이 무반응이 고양이의 호기심을 더더욱 자극합니다. 잠시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다시 한번 탁. 이번엔 조금 더 힘을 주어 전갈의 몸통을 건드립니다.

“움직이지 않는 놈일수록 더 수상해…”
마치 그렇게 생각하는 듯한 표정으로, 러시안블루는 인형 주변을 천천히 돌며 위치를 바꿉니다. 옆에서 보면 마치 실제 사냥감을 교란시키는 고양이의 전략 같기도 하죠. 꼬리는 낮게 깔고, 귀는 앞으로 모아 집중한 그 모습은 장난감 하나에도 진심인 고양이 특유의 몰입력을 잘 보여줍니다.

인형을 향해 앞발을 여러 번 내리치던 끝에, 고양이는 인형의 꼬리 부분을 물고 살짝 들어 올립니다. 하지만 그 이상은 곧장 행동으로 옮기지 않고, 그대로 물고 서서 주인을 바라보는 듯한 시선—“이거 진짜 괜찮은 거 맞지?”라는 묻는 듯한 표정이 인상적입니다.
레딧 유저들은 이 영상에 “얘 전갈이 아니라 실제 생명체라고 믿고 싸우는 중이야”라며 고양이의 과몰입을 즐거워했고, 또 다른 유저는 “고양이의 세계에선 모든 게 보스몹일 수 있다”는 농담으로 분위기를 더했습니다.

여러분의 반려묘는 어떤 장난감을 가장 좋아하나요? 때론 우리가 보기엔 평범한 물건이 고양이에게는 생애 가장 큰 모험의 대상일지도 모릅니다.

놀이를 통해 세상을 배우고, 또 상상 속에서 자신의 본능을 시험해보는 이 순간들—그건 고양이에게 있어 하루의 작은 전투이자, 즐거운 도전일지도 모릅니다.